간만에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며..
행복이란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즐기는 것이다.
-린 피터스-
7월 4일 일요일 저녁. 간만에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며 드는 생각을 두서없이 적으려 한다. 우리 회사는 일이 바쁘든, 한가하든 한 달에 2일은 주말에 특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나에게 있어서 온전한 주말은 2주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고향으로 내려가 항상 친구들을 만나고, 항상 술을 많이 마시고 돌아왔다. 이번 주말은 친구들이랑 인천에 있는 친구 집에 모여서 2박 3일 동안 쉬고 왔다.
첫날에 친구 여자 친구까지 해서 술을 먹고, 다음날 오랜만에 늦잠도 자고,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도 가서 (의도치 않게 돈을 많이 쓰긴 했지만) 쇼핑도 하고, 맥주 마시면서 같이 집에서 영화도 보고, 그렇게 다시 돌아왔다. 간만에 정말 주말답게 행복하게,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쉬었다. 역시 친구가 좋긴 좋다. 아무리 회사 일이 바쁘고, 힘도 많이 들지만 이런 주말이 있고, 이런 친구들이 있기에 다시 힘내서 평일을 잘 보내는 것 같다.
1. 행복의 상대성
나는 어렸을 때 가난한 집에서 자라왔다. 초등학교 때는 방학 때마다 학교에서 반에서 나한테만 우유를 줬었던 기억이 있는데, 나는 그게 정말 부끄러웠다. 몰래 주지 않고, 반 애들이 다 알게 주는 선생님도 많이 원망했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너는 왜 그렇게 공부를 하냐고 물어본 때가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당시에 치킨, 피자를 정말 좋아했는데, 많이 먹을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치킨, 피자 둘 다 먹고 싶은데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그냥 둘 다 시켜서 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공부한다고 말했다.
그때는, 그러한 순간이 내게 찾아온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근데 지금 그 순간이 왔다. 자랑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는 정말로 밥이 맛있다. 매 점심마다 메뉴가 6개 이상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치킨, 피자는 물론이고 참치, 소고기, 곱창 등 정말 혼자서 많이도 시켜 먹었다. 근데 정말로 행복하지 않다. 배달의민족 평점 5개인 가게에서 시켜먹는데도 정말 맛있지가 않다.
대학생 때도 마찬가지로 가난했었는데, 친구랑 돈이 없어서 만원씩 모은 다음에 집 앞 포장마차에서 15,000원짜리 오징어회와 소주 2병을 마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고 맛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맛을 어디 가서도 느낄 수가 없다. 글 서두에 있는 '린 피터스'의 말처럼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바라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즐겨야 행복해질 것 같다.
나는 지금 당장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돈이 있으며, 나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나의 아픔을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고, 너무나 소중한 가족들이 있고,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도 있다. 행복과 만족은 정말 상대적인 것 같다. 내가 없는 것을 부러워하지 말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더욱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2. 세계여행
나는 운이 좋게도, 3번의 유럽여행, 6개월간 미국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총 18개국을 여행했다. 나의 최종 목표는 저 지도의 회색 칸의 70% 이상을 주황색으로 채우는 것이다. 나는 겁이 많기 때문에 치안이 정말 위험한 나라는 여행할 생각이 없다. 평소에 일상생활을 하면, 항상 뭔가를 해야 하고, 고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이 있지만, 여행할 때만큼은 아무 고민, 걱정 없이 카페에 앉아, 이색적인 풍경과 사람들을 구경하며 커피를 한잔 할 때는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이제는 나에게 큰 변수가 없는 이상, 회사에 속해있기 때문에 30일이 넘게 배낭여행을 가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다행히도 여름휴가, 겨울 휴가 때 7일 이상의 휴가 기간이 있다. 그때마다 못 가본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을 다니며 빈칸을 채울 것이다. 그리고 아프리카도 7박 8일 패키지로 가볼 생각이다. 최종적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나서, 배당금으로 여행을 다니며 빈칸들을 마저 채울 것이다.
나는 아직 어떤 결혼생활을 할지, 자녀계획은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계획해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이런 삶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경제적 자유를 이룬 다음에 같이 은퇴를 해서 런던에서도, 괌에서도 한 달씩 살아보고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배우고 살아가고 싶다. 물론 자식도 낳고 하면, 당연히 누군가는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고, 허황된 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당연히 꿈같은 삶이고, 어려운 일이겠지만, 나는 꼭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결국엔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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